2015년 한 해 동안 금융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는 바로 핀테크(FinTech)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핀테크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송금, 결제, 자산관리, 대출 등 금융을 진보시키는 기술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 모바일, IoT(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등 최신 IT를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들이 핀테크로 진화하고 있다. 핀테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보수적인 분야로 대표되던 금융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금융은 규제와 보호라는 울타리 안에서 변화의 바람을 피해 안주해왔다. 수십 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보수적인 금융을 IT가 바꾸기 시작했다. 특히 IT의 집약체인 모바일로 인해 금융은 더 큰 변화를 겪고, 발전하고 있다. IT는 불편함을 개선해 발전시키는 DNA가 있다. 모바일만 하더라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고, 네트워크도 2G에서 3G로, 그리고 LTE로 발전했다. 최적화된 모바일과 빠른 네트워크를 통해 미디어는 다운로드&플레이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발전하고, 게임은 싱글 플레이에서 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소셜게임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IT를 받아들인다면 금융은 어떻게 발전할까? 그동안 규제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렀던 금융은 다른 분야보다 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이다.
지금부터 금융과 IT가 만나 시작되는 핀테크에 대해 살펴보자.
2. 핀테크 비즈니스 가끔 어떤 기사를 보면 지급결제 서비스가 핀테크의 전부인 것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최근 출시되는 핀테크 서비스들이 지급결제로 치우치며 나타난 잘못된 시선이다. 지급결제는 하루에 몇 번씩 이용될 정도로 이용빈도가 높은 금융 서비스로 그만큼 핀테크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대표성을 띨 수는 있지만 지급결제가 모든 핀테크 서비스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지급결제는 핀테크가 개화되는 시점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핀테크는 대출, 보험, 자산관리 등 금융의 전 분야를 아우를 정도로 방대하다. 거기에 IT가 접목되며 금융 보안, 가상화폐, 생체인증 등 핀테크만의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며 분야를 더욱 넓히고 있다.
2.1. B2C 핀테크: 송금 서비스 먼저 송금 서비스는 금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송금을 하기 위해서는 계좌에 입금돼 있는 돈, 즉 예금이 필요하다. 은행은 이 예금을 통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얻어지는 금융기관의 수입)이라는 주 수익원을 확보한다. 송금의 주체가 은행에서 핀테크 기업으로 바뀌게 되면 은행은 주 수익원에 타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모여 있는 예금을 바탕으로 보험, 대출, 자산관리 등 다른 금융 분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예금을 확보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송금 서비스 시장을 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중국의 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가 대출, 신용평가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문 은행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알리페이를 통해 예금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알리페이 계정의 잔액을 위어바오라는 MMF 펀드계좌로 이체해 놓으면 하루 단위로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시중 은행의 1년 정기예금 수익률이 3% 수준인 데 반해 위어바오의 수익률이 두 배 수준인 6%에 달하면서 은행의 예금 고객들이 알리페이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위어바오는 출시 1년 만에 중국 최대 이자 세계 4대 MMF로 성장했고, 2015년 1분기 기준으로 운용 자산이 7117억 위안(약 130조 원)에 달했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를 통해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송금 서비스로는 뱅크월렛카카오를 예로 들 수 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2014년 11월에 출시된 메신저 기반의 송금 서비스다. 카카오는 2013년에 금융결제원과 시중 은행이 출시했던 뱅크월렛을 카카오 플랫폼으로 들여와 리뉴얼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친구를 선택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간편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휴처의 결제도 지원한다.NFC(근거리무선통신)가 지원되는 스마트폰에서는 은행의 ATM에서 현금인출, 계좌이체 등의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2.2. B2C 핀테크:결제서비스(간편결제)
간편결제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핀테크 서비스들 중 가장 직관적이며, 사용률이 높고, 수익 모델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편결제를 통해 알 수 있는 결제 데이터들도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결제했는지를 바탕으로 마케팅, 광고, 상품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 기반의 간편결제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같이 스마트폰 자체에 탑재되는 서비스다. 하드웨어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별도로 앱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결제에 이용할 카드정보 등을 등록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결제할때도 앱을 실행할 필요 없다. 오프라인 매장의 결제단말기 근처로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거나 스마트폰의 홈버튼 위로 쓸어 올리는 방식 등으로 간단히 결제화면을 불러와 지문인증을 통해 결제할 수 있다.
대부분이 NFC방식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며 삼성페이만이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방식을 추가로 지원한다. NFC는 근거리의 단말기나 태그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통신 기술로 결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결제 단말기가 필요하다.
반면에 MST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정보를 저장했다가 결제 시 자기장을 발생시켜 플라스틱 신용카드와 같은 절차로 결제하는 방식이라 단말기 교체가 필요없이 일반적인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2.2. B2C/B2B 통합 핀테크:대출서비스
올해 안으로 결정될 예비 인가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인터넷 전문 은행의 주요 수익모델로 꼽는 것이 바로 대출서비스!
특히 은행권의 신용대출 밑단계인 중금리 대출이 주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신용등급 평가방법 자체를 달리한다면 중금리 대출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크레디테크(Kreditech)는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계정에서 8000여 가지 변수를 통해 대출신청자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특이한 점은 대출 정보 약관을 얼마나 꼼꼼히 읽었는지 여부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꼼꼼한 사람은 연체도 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약관을 제대로 보지 않고 ‘확인’을 클릭하면 신용도를 감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대출 신청 과정에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틀리지 않았는지도 체크해 신용도에 반영한다.
홍콩의 렌도(Lenddo)도 페이스북 같은 SNS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대출 희망자의 동의를 받은 뒤 페이스북 계정에서 친구 목록, 결혼, 연애 상태, 생년월일, 경력, 학력, 출신 관심사,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소 2시간 만에 0~1000점으로 신용 점수를 도출한다. 특이한 점은 페이스북 친구들의 신용도가 낮으면 본인도 돈을 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의 온덱(Ondeck)은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은행 거래 내역, 자금 흐름, 금융권의 신용도뿐만 아니라 SNS활동 내역과 맛집 리뷰사이트 평점과 댓글까지 분석해 신용 평가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피코(FICO)는 아예 신용정보를 제외하고 은행 거래가 없는 대출자를 위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신용기록이 아예 없거나 좋지 않은 미국인은 6800만명 가량이라고 한다. 피코는 통신료와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등을 얼마나 지불하고 있는지 신용도를 분석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해외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도출된 신용등급 기반의 대출 서비스가 없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과 함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다양한 신용등급산정이 진행될것으로 예상된다.
2.4. B2B 핀테크: FDS
한국과 미국의 금융 규제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규제 적용 방식이다. 한국은 포진티브 방식의 규제를 하는데 ‘이것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안돼’라는 의미고, 네거티브 방식(미국)은 ‘이것만 안되고 다른 것은 괜찮아’라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사전 규제에 집중하고, 미국은 사후 점검에 집중한다.
사후점검을 위한 대표적인 솔루션으로 FDS(Fraud Detection System,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가 있다. FDS는 금융거래 접속 정보, 거래 내역 등의 이용 패턴을 분석을 통해 평소와 다른 패턴의 금융거래가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발견해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노인이 평소 신용카드를 이용하던 시간이 아닌 야간에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거나 인근의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만 이용되던 주부의 신용카드가 새벽 시간에 유흥 주점에서 결제되는 등 사용자의 패턴과 관계없는 구매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급결제 전문기업인 페이팔과 알리페이도 각기 2001년, 2005년부터 FDS를 구축해서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어느 금액 수준의 제품을, 어느 지역에서 많이 구매했는지, PC나 모바일 등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해서 구매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2.5. B2B 핀테크:인증서비스
핀테크 분야에서 고객과 직원이 직접 만나 서류를 작성하고,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가 점차 간소화되고, 온라인과 모바일만을 이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 상대를 확인하는 절차를 비대면 인증이라고 한다. 핀테크에서 비대면 인증은 사용자에게 간편하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애플, 삼성, LG, 화웨이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있고 홍채, 안면, 음성을 활용한 생체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생체인증은 성공적으로 상용화돼 활용된 사례가 없었다. 생체인증을 위한 센서의 보급이나 설치, 비용 등의 문제를 떠나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였는데 2013년 애플이 아이폰 홈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생체인증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하다. 생체정보는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생체인증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IoT분야에서도 중요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생체인증 분야에 있어서는 안전성이 기반된 편의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핀테크(Technology+Finance) 비즈니스의 성공전략 4가지
IT기업에 기회를 줘야 할 것
협력하고 융합할 것
플랫폼을 구축할 것
국경과 법률을 초월할 것
이 글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사전규제에 집중하는 한국, 핀테크의 무궁무진한 미래를 막고 있다'
현경민 커넥팅랩 칼럼시스트의 글을 읽고 요약,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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